더워진 날씨 탓에 비 내린 후 깨끗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귀한 들꽃도 핀 곳이 있어서 아침 일찍 계곡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없어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독차지 하고 시원함을 즐겨본다.
그리고 목표로 한 아이들을 만나서 만족스런 계곡 나들이가 되었다.
계곡으로 들어서기 위해 숲길을 걷는데 그 길 한복판에 움직이는게 있어서 자세히 보니 가재였다.
북한산에도 이렇게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계곡이 있음에 놀라웠다.
이틀전에 비가 온 후라서 맑고 풍부한 수량이 흐르는 계곡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땅채송화
물놀이 하기 적당한 깊이의 작은 소가 무척이나 좋아 보였다.
이렇게 좋은 계곡을 혼자서 독차지 했지만 나중에 계곡을 내려올 때는 사람들이 많아서 길 찾기도 어려웠다.
역시 여름에는 계곡만한 곳이 없다.
수줍은 분홍빛 땅비싸리
자주꿩의다리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은 계곡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없고 엄청 깨끗한 계곡이다.
오늘의 목표중 하나인 한국사철란(로제트사철란)을 만났다.
너무 작아서 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우연치 않게 바로 만날 수 있었다.
한국사철란의 잎과 접사해 본 꽃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개체도 있었고, 시들어 가는 개체도 볼 수 있었다.
한국사철란은 물기를 좋아하는지 이끼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옥잠난초도 볼 수 있었다.
햇살 잘 들어오는 곳에서 한국사철란을 역광으로 담아본다.
너무나도 작은 한국사철란과 한참이나 씨름하다가 조금 더 위로 올라서 두번째 목표인 병아리난초를 만났다.
아직 시기가 이른지 꽃이 피지 않아서 아쉬웠고 개체수도 거의 없었다.
큰까치수염(영)
노루발풀
원추리
꽃들과 한참이나 놀다가 더워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가본다.
요 아이는 어떤 난초인지 모르겠다.
병아리난초 묵은지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물이 맑아서 언뜻 보면 깊어보이지 않지만 실제 들어가 보면 허리위가지 물이 닿을 정도로 생각보다 깊다.
이 곳 그늘에서 아침 겸 점심으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한참이나 쉬어간다.
계곡에서 더 놀다가 집으로 갈지 아니면 여기까지 왔으니
봉우리 하나쯤은 올라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에 빠져본다.
상류쪽으로 오를수록 확실히 수량이 적어지기 시작한다.
봉우리 정상으로 가다가 더위 먹고 쓰러질 것 같아서 중도 포기하고 하산하다가 물놀이를 조금 더 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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