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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설악산 공룡능선(2018.06.02)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

1. 산행일시 : 2018.06.02(토), 날씨 : 맑음

2. 산행코스 : 소공원(02:07) - 비선대 - 마등령(07:20) - 1275봉(10:35) - 신선대(13:15) - 양폭산장(15:10) - 비선대(17:17) - 소공원(17:58)

3. 머문시간 : 약 16시간

4. 산행동행 : 혼자

5. 교  통 편 : 갈때 - 동서울터미널(23:00) - 속초시외버스터미널 - 소공원(01:48)

                   올때 - 속초고속버스터미널(20:00) - 강남고속버스터미널(22:37)

6. 산행후기 : 2014년에 공룡능선에 다녀온 이후 체력에 점점 자신이 없어서 조금은 멀리하던 공룡능선을 이번에 다시 도전해본다.

                   무산스님의 열반이 우연히 계기가 되서 조금은 충동적으로 공룡능선 산행에 나선다.


                   하기사 이 시기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산솜다리와 금강봄맞이꽃과 난장이붓꽃이 있으니 산행도 할 겸

                   야생화도 담을 겸 1타 2피의 산행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제일 더운 날이었고, 오랜만의 제대로 된 산행이어서 힘들게 걸었다.

                   천불동계곡부터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채 걸은 듯 했다.





우연히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에 올려진 글을 보고 오현 스님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그의 문학전집을 구입해 읽기 시작했다.

시인이자 시조작가인 조오현의 법명은 무산, 자호는 설악이다. 

신흥사 조실스님으로 계시다가 5월 26일 입적하셨다.




아득한 성자

                                                                      - 조오현 -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그래~~~ 

이번주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찾아서 산행도 하고 산솜다리도 구경하자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20여분을 게임으로 보내다가 택시를 타고 소공원에 도착했다.

오늘 설악산을 찾은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다.



설악산 산마루금 위로 걸린 달과 별을 구경해보고,

스트레칭으로 오늘의 긴 산행을 준비해본다.



원래 입산 시간은 세시부터인데 세시가 되지 않아도 입장료만 내면 통과시켜 준다.

세시 이전에 도착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지 잘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일찍 산행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신흥사에 관심이 없는 산행객들을 상대로 입장료로 3,500원 강탈은 심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무애도인이라고 일컫는 큰스님이 있던 절집이지만 이런 불합리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어쨌든 산행을 시작하고 비선대에 도착해서 웃옷을 벗고 마등령으로 오르는 마의 800m 오르막 구간을 올라

마등령으로 향하니 서서히 날이 밝아오는데 저 멀리 대청봉과 중청봉 사이의 산장의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주 지리산 7암자 순례 산행 때 몸이 조금은 가볍더니

오늘 오르막 구간도 생각보다는 조금 덜 힘들게 오른 것 같다.

저 멀리 울산바위 부근에 붉은 빛이 몰려있다.

일출이 시작되려나 보다.



조망이 좋은 곳에서 퍼질러 앉아서 일출을 기다리다가 구름이 많아서 포기하고

다시 길을 걷는데 어느 산객분이 해가 보인다고 해서 나무잎 사이로 보이는 해를 얼른 담아본다.




설악산의 바위들도 붉은 아침 햇살에 샤워하며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바위를 볼 수 있는 곳이면

잠시 멈춰서 설악산의 멋진 바위군들을 감상해 보며 놀멍 쉬멍하기를 반복한다.



세존봉이던가?

바위 하나 하나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저 멀리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이고,

가까이에는 오늘 걸을 공룡능선이 조망된다.



산목련이라고도 불리우는 함박나무꽃이 지천이다.



이시기에 공룡능선의 나무 숲을 걷노라면 어느 순간 문득 아련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데

그 향기의 주인공은 바로 이 털개회나무이다.



고사목도 훌륭한 길안내자로 다시 태어났다.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채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털개회나무가 너무나도 이쁘게 보인다.



제일 오른쪽 뾰족한 1275봉을 시작으로 왼쪽의 범봉과 중간의 신선대까지 죄다 조망이 된다.

저 능선을 제대로 걸을 수 있을지 살짝 긴장이 된다.



두개의 바위 사이로 길이 나 있다.



붉은병꽃나무인지 소영도리나무인지 굳이 구분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붉은 꽃의 색감이 진득하니 너무나도 이쁘다.



설악조팝나무일까?


 

다시금 걸을 공룡능선을 조망해본다.


 

나무계단이 드디어 보인다.

그럼 마등령에 거의 다 왔다는 신호다.

 


작은 너덜지대도 통과한다.

 


덩굴손이 없으니 요강나물이다.

 


두루미꽃



산앵도나무

 


한창 피고 있는 마가목꽃

 


얼마쯤 걸어왔는지 궁금하니 뒤돌아본다.

왼쪽의 제일 높은 곳이 마등령이고 맨 오른쪽의 봉우리가 세존봉.

 


설악의 속살중에 한 부분인 용아장성이 위풍당당하게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고사목도 설악산의 멋진 풍경속의 한 부분이 될 듯 싶다.

 


오른쪽의 가까이 있는 봉우리가 큰세봉이고,

왼쪽의 뵤죽한 봉우리가 1275봉이다.

공룡능선중에 제일 힘든 구간이 바로 저 1275봉 오름구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난장이붓꽃과 산솜다리가 한 가족이 되었다.

 


요즘 한창인 산솜다리를 수없이 많이 볼 수 있었다.

요 모델을 담으려고 바위에 올라 앉아 있었는데 어디서 뵌 분의 얼굴이 동시에 마주친다.

서로 어디시 봤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뒤에 산고파님의 모습이 보인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는 분들을 만나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잠시 인사 나누고 그 분들은 걸음을 재촉하고 나는 산솜다리를 계속 사진에 담았다.

렌즈 무게 때문에 100마를 가져오지 않았음이 조금은 후회가 되었지만

가져왔다면 아마도 해지기전에 하산하지 못했을 것 같다.

 


산솜다리를 담는 곳이 명당자리 인 것 같아서

한동안 그 곳에 앉아서 주변 경치도 구경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온 몸으로 느껴본다.

 


볼 때 마다 신기한 기암들이 공룡능선에는 즐비하다.

 


이제 조금 더 멀어진 마등령과 세존봉



울산바위를 최대한 땡겨서 구경해본다.

 


이 시기에 난장이붓꽃도 공룡능선 야생화의 대표주자격이다.

올해 비가 제법 많이 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난장이붓꽃의 개체수가 엄청 많은 것 같다.

 


오늘 공룡능선에서 보기를 희망했던 또 다른 야생화인 금강봄맞이꽃

 


1275봉의 안부가 훤히 보인다.

 


1275봉과 주변 바위군들의 웅장함이 일품이다.

 


끝물인 큰앵초도 구경해본다.

 


자주솜대는 이미 피었다 진 후 열매가 맺힌 듯 싶다.

 


울산바위가 보이는 탁 트인 곳에서 경치구경도 하고 시원한 바람맞이도 해본다.

오늘 기온이 높은데 바람이 자주 불어주어서 산행하기에는 좋은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좋아서 휴식할 때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자꾸 시간이 지체된다.

 


1275봉 오름길에 뒤돌아 본 큰새봉과 노인봉

 


좋은 향기를 선사해주었던 털개회나무


 

1275봉 안부 옆의 바위틈에 자리잡은 금강봄맞이

망원렌즈로 쫙 땡겨서 담을 수 있었다면 멋진 사진이 될 듯 싶다.



꼭 보고 싶었던 금강봄맞이꽃

 


공룡능선에서만 가장 완벽한 형태의 연잎꿩의다리를 구경할 수 있다기에

열심히 찾아봤더니 꽃봉우리 맺힌 연잎꿩의다리를 볼 수 있었다.

 


산솜다리도 조금 더 구경해본다.

 


1275봉의 긴 내림끝에 뒤돌아 본 풍경

 


용아장성이 손 내밀면 바로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저 봉우리들도 이름이 있을텐데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다.

 


범봉과 천화대의 멋진 풍경

그래 이 맛에 힘들어도 공룡능선을 찾는거겠지!!!



천화대의 멋진 바위군들을 바라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기암

 


이제 신선대 오름만이 남았다.

체력은 이미 바닥이 난 것 같고...

 

 

이 구간에 바람꽃이 집중되어 있다.

난장이붓꽃 역시 많이 자라고 있다.

 


바람꽃을 이리저리 보다보니 꽃망울이 보였다.

한달 뒤쯤 다시 온다면 온통 흰 바람꽃의 물결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앞쪽의 조그만 바위 위에 올라서 인증사진을 담았었던 기억이 난다.

 


이 곳을 보면 서북능선의 대승령에 가까이 있던 비슷한 형태의 통로가 생각난다.

 


쓰러진 고목이 자연적인 문을 만들어 놓았다.

 


공룡능선의 마지막 구간인 신선대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시끌벅적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설악산도 1만 2천봉쯤은 되지 않을까 싶다.

 


신선대에 도착해서 잠시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고 하도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로 인해 철수를 서두른다.

 


하산길에 되돌아 본 신선대

 


천불동계곡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는 기암들

 

 

무설설3

                                                                   - 조오현 -

 

   외설악 천불동 계곡을

 좋다는 말 하지 말라

 

거기 반석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다가

 

흐르는 반석 밑으로

    물소리나 들을 일을.....

 


천당폭포

 


하늘색이 좋아서 그런지 물빛이 예술이다.

 


양폭산장

 


하산하는데 언뜻 주황색이 보여서 설마했는데 원추리가 벌써 피었다.

 


거의 15시간만에 공룡능선을 에둘러 내려와서 다시 만나는 마등령 오름 시작 구간이다.

 


비선대 계곡 바로 옆에는 산장 비슷한 가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하산하면서 갈증이 심해서 이곳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소공원까지 더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갈증이 더 나는 것 같다.

 


설악산에 오면 항상 담아보는 작은 명품 소나무

마치 잘 키운 소나무 분재같다.

 


이번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군락을 구경해본다.

 


발에 불이 붙은 것 같아서 두번에 탁족을 하고서야 겨우 도착한 신흥사 일주문

버스 타러 갈 기운이 없어서 바로 택시를 타고 속초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편의점에 들러 콜라와 게토레이 하나 그리고 얼음컵을 사서 흡입한다.

택시를 타고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마지막으로 남았던 한자리를 스마트폰으로 예약한 후 그 표를 찾았다.

음료수를 폭풍 흡입했는데도 갈증이 남은 것 같아서 주변의 맛집에 들러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을 해치우니

갈증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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