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송년산행
1. 산행일시 : 2017.12.31(일), 날씨 : 맑음
2. 걸은코스 : 북한산성 탐방센터 - 대남문 - 산성주능선 - 대동문 - 북한산대피소 - 중흥사계곡 - 북한산성 탐방센터
3. 산행거리 : 약 10km
4. 머문시간 : 약 6시간 30분
5. 교 통 편 : 구파발역 4번출구에서 8827번 버스(주말 맞춤형버스)
6. 동 행 : 혼자
7. 후 기 : 제주 여행을 다녀온 후 다리가 괜찮은 듯 싶어서 산행에 나서려고 산행지를 물색해 보는데 눈구경을 할 수 있는 곳과 걷기 좋은 곳을 떠올리니
소백산과 선자령으로 압축된다. 그런데 소백산은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포기하고 선자령은 눈이 부족할 것 같아서
그냥 가까운 북한산을 택해서 살방살방 다니기로 한다.
일찍 일어났지만 가까운 곳이라서 야금 야금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9시가 약간 못된 시간에 집을 나선다.
추운 날씨 탓으로 사람들이 얼마 없을 것이란 내 예감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많은 사람들로 구파발 버스역이 붐빈다.
그래도 8872번에 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다가 북한산성 입구에 내려 산행을 나서는데 멀리 산위가 하얗게 빛나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아직 햇살이 번지기 전이라서 새벽의 느낌이 약간은 살아 있다.
천천히 햇살이 번지기 시작한다.
소나무 위에는 전날 소복히 내린 눈이 아직까지 쌓여 있다.
예전에는 지루하게 이 길을 걸었는데
오늘은 눈 위라서 조심스럽게 걷다 보니 빨리 도착하는 느낌이 들었다.
만경대는 전날 내린 눈으로 마치 흰이불을 덥고 있는 듯 하다.
우람한 원효봉도 눈때문에 희끗희끗하게 보인다.
난간에 소복히 눈이 쌓여 있는데 일기예보 대로 4cm쯤 눈이 온 것 같다.
아직도 햇살이 미치지 못하는 중성문
북한산에 오면 항상 사진을 담는 노적교
산영루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어서 사진 담기 어려웠던 갈대
바위 위에도 소복히 흰눈이 내려 앉았다.
넓게 퍼진 계곡의 눈 위에 햇살이 쏟아지면서 반짝 반짝 빛난다.
억새밭을 지나면서 이제 슬슬 오르막이 나오기 시작한다.
누구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
상고대를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기 상고대쯤 되보이는데 그래도 이게 왠 횡재냐 싶었다.
대남문 바로 밑 부분까지는 상고대가 있었다.
오늘의 목적지인 대남문에 도착했고,
다리에 이상이 없어서 여기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
산성 주능선을 타기로 한다.
설경을 마음껏 구경한 후 이곳에서 컵라면 하나를 해치운다.
여지껏 대남문에 몇번 와 봤지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오늘인 것 같다.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와 저 멀리 도봉산까지 조망이 된다.
보현봉과 구기동에서 올라오는 방향의 풍경
오늘 대남문에는 상고대가 만발했다.
이제 대동문으로 향한다.
문수봉 방향도 조망해본다.
문수봉이 제법 우람하게 서 있다.
북한산성 성벽중 이렇게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는 것 같다.
여기는 대남문보다 더 윗쪽이라서 그런지 상고대가 더 두껍게 피었다.
덕유산의 상고대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파란하늘과 흰상고대의 조합은 늘 옳다.
추운 겨울 산행은 이 맛으로 하는거다.
대남문에서 대동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순광이라서 사진담기가 수월하다.
이 곳이 오늘 걸음한 곳중에서 상고대가 가장 아름다웠던 구간이었다.
붉은 단풍잎에도 상고대가 피어서 붉은 단풍잎의 붉은 색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준다.
소나무에 상고대가 제일 두껍게 피었다.
대성문은 복원중
역시나 상고대는 소나무에 핀 것이 제일 볼만 했다.
기온이 오르면서 상고대가 스러져 버리며 바람에 날려 땅에 떨어지는게 가슴이 아팠다.
산성주능선은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많은 곳은 걷기 좋은 구간이다.
파란하늘을 모처럼 봤더니 가슴이 뻥뚫리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좋았다.
시내쪽 방향으로는 뿌옇게 박무가 껴서 깨끗이 볼 수가 없었다.
우뚝선 백운대가 조금씩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24-70mm을 가져왔다면 땡겨서 담아볼텐데 오늘은 16-35mm를 가져와서 이 정도 밖에 담을 수 없었다.
파란하늘에 맥없이 좋다~좋다~~를 외치며 간다.
겨울이라서 북한산성의 성벽을 뚜렷하게 볼 수가 있다.
형제봉 능선
뒤쪽으로 보이는 산중에 하나는 안산이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가까워진 백운대 뒷편으로 도봉산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다.
원효봉-염초봉 - 백운대 라인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칼바위 능선에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대동문은 역시나 쉼터의 역할을 한다.
북한산성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동장대
그래서 지휘소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마른 씨앗에 영혼을 불어넣은 흰눈
언젠가 이 곳 시단봉에서 일출을 보았지.....까마득한 그 옛날처럼 느껴진다.
내일 새해 일출을 보려고 이 곳을 찾는 사람이 많을 듯 하다.
시단봉에서 바라 본 삼각산
북한산 대피소까지 천천히 걸어오다 보니 금방 도착한다.
오랜만의 산행이라서 체력이 딸리다 보니 대동문에서 바로 하산했어야 했는데
괜한 욕심을 내서 이 곳까지 오게 되었다.
흰 눈위에 떨어진 붉은 단풍잎 한장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마치 지금이 단풍철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스님이 직접 식량거리를 지게에 지어 나르고 그 곁에는 든든한 충견이 뒤따르고 있다.
파란하늘과 흰눈의 어울림도 좋지만 붉은 색 단풍과 흰눈의 어울림도 멋진 것 같다.
중흥사는 어느 덧 중건이 다 되어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오후의 황금빛 햇살로 빛나는 원효봉을 마지막으로 담아보며 2017년 송년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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