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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햇님과의 숨박꼭질 - 무등산(2017.02.11)



무등산 심설 산행

1. 산행일시 : 2017.2.11(토), 날씨 : 흐리고 때때로 햇빛

2. 산행코스 : 주차장 - 새인봉 - 중머리재 - 장불재 - 입석대 - 무등산 정상 - 서석대 - 중봉 - 중머리재 - 증심사 - 주차장

3. 산행거리 : 약 12km

4. 머문시간 : 6시간

5. 교  통 편 : 갈때 - 행신역에서 KTX(7:17) - 광주송정역(9:48 도착-12분 연착)에서 택시 - 광주고속버스터미널(1만냥) - 첨단09번 버스 - 증심사 

                    올때 - 증심사에서 09번 버스 -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18:00 고양행 버스

6. 산행동행 : 피터팬님

7. 사진장비 : 캐논 6D + 24-70mm f4.0

8. 산행후기 : 무등산에 가기로 하고 전날 알람을 4시 40분에 맞추고 잤는데 아침에 알람 울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음소거가 되어 있었나보다.

                    비몽사몽간에 일어나서 시간을 보니 5시 15분....컥~~~....ㅠㅠ

                    전날 꿈나무마을에 가서 지원물품을 전달하면서 담은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서 늦게 잤더니 제시간에 못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피터팬님께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같이 산행할 수 없다고 문자를 보내고 나니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혹시나 하고 KTX 열차편을 알아보니 행신역에서 7시 17분 광주송정역편이 있어서 그것을 타면 광주에서 비슷한 시간에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랴부랴 예매를 하고 피터팬님께 광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나자고 또다시 문자를 보낸다.

                    예전 팔공산 갈 때에도 늦게 일어나서 약속시간에 늦어서 KTX타고 가서 정상에서 서프라이즈한 아스라한 추억도 다시금 생각났다.


                    행신역에서 KTX를 타고 짐을 올리는데 뒤에서 "총각" 하며 웬 할머니께서 부르시더니 열차표를 보여주시면서 맞게 타셨는지 물어보신다.

                    "총각"하고 부르셔서 내가 아닌 줄 알아는데.....헐....ㅎㅎㅎ

                    열차가 출발하고 한숨 자고 났더니 앞차가 고장이 나서 천천히 운행해서 광주송정역에 12분 늦게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오늘 무등산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이 참으로 고되다.

                    구름이 많다는 일기예보에 기대치를 낮춘 무등산 산행이지만 무등산은 어떤 풍경을 보여줄런지...... 



오늘의 들머리는 새인봉이기에 탐방센터 뒷쪽의 상가로 진입한다.


새인봉 들머리 이정표가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무등산에 몇번 와 봤지만 이 코스는 처음이다.


바람이 거세다는 예보에 옷을 껴입고 왔는데

여기까지 오는 길은 계곡길이어서 바람이 불지 않는 탓에 꽤나 덥다.

그래서 이곳에서 옷을 조금 가볍게 바꿔 입는다.


누군가 의자 위에 이렇게 앙증맞은 눈사람을 솜씨좋게 만들어 놓았다.


푸른 산죽위로 흩어지는 눈발이 역광을 받아서 눈부시게 빛나는데

사진으로 표현하기에는 내 실력이 역부족이다.



능선에 멋진 소나무가 줄지어 서있다.


겨울은 역시 산의 속살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새인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즐비해서 눈이 즐거웠다.


역시 산행코스를 피터팬님이 제대로 잡으신 듯 하다.




최고의 조망을 가진 이 곳.

하루 묵어갈 박지로는 최고일 것 같아서 피터팬님께 욕심이 난다고 이야기했더니 

국립공원이니 욕심내지 말라고 하신다....ㅎㅎㅎ


새인봉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다.

피터팬님이 가져오신 리액터로 물을 팔팔 끓여서 컵라면 하나를 뚝딱 비우고,

간식으로 감자고로케와 바나나 한개씩을 해치운다.


저 곳은 정말 최고의 조망을 가졌기에 자꾸 되돌아 보게된다.

아마도 운소봉일 듯 싶다.



컵라면을 먹고 있는 중에 파란하늘이 갑자기 열려서 라면 먹다 말고 사진으로 담았다.


무등산에 눈이 많이 왔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눈꽃을 새인봉에 와서야 볼 수 있었다.


무등산 정상 방향에서도 잠시 햇살이 비치니

중봉과 장불재의 통신탑이 언뜻 보인다.


점심을 먹고 또 부지런히 걷다가 뒤돌아 본 새인봉


여러 갈래로 갈라진 소나무에서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자연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두 분의 뒷모습이 멋지다.

부부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이가 최고라고 하던데.....


중봉의 송신탑부터 장불재의 송신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중머리재에 점심 식사를 하는 산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역시 찬바람 부는 겨울산에는 비닐이 진리다......ㅎㅎ


광주천의 발원지

피터팬님이 물맛을 보았는데 별로라고 해서 나는 패스했다.


중머리재를 지나서 장불재로 가는 길목에 애기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애기상고대 위로 파란하늘이 언뜻 언뜻 드러날 때도 있었다.


오늘 오후까지 구름이 많은 날씨라는 예보라서 이런 그림같은 풍경을 기대하지 못했는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오늘 무등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산행구간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구간에서 계속 셔터를 눌러댔다.


시야가 트이는 걸 보니 장불재에 거의 도착한 모양이다.

새인봉 오를 때 간만의 산행이라서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중머리재에서 장불재까지의 오름이 오늘 산행에서 제일 힘들었다.


흰상고대와 흰구름 그리고 파란하늘의 조화로움이 

이 곳이 마치 신선들이 산다는 세상인 양 그렇게 느껴졌다.


환타스틱한 날씨의 변화다.


이렇게 극적인 날씨의 변화를 겪은게 얼마만인지.....ㅎㅎ


오늘 모처럼 무등산의 폭설이라서 눈산행을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다들 모여든 것 같았다.


우람한 중계탑의 위용


뭉게뭉계 피어난 흰구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왼쪽의 서석대와 오른쪽의 입석대를 조망해본다.


다시 한번 구름을 감상해보고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산행 시작할 때 저기 저 입석대 위로 파란하늘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입석대 옆으로 갑자기 파란하늘이 잠시 열렸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었고 그 이후에는 다시 잿빛 하늘로 되돌아갔다.


부드러운 백마능선에 시선이 머문다.


입석대


아주 짧은 순간 햇살이 비춰주었다.


상고대를 앞 배경으로 입석대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본다.


승천암은 눈으로 뒤덮여서 그 형상을 찾기 힘들었다.


오늘따라 피터팬님도 발걸음이 무거우셨다고 한다.

그 덕분에 내가 낙오하지 않고 따라 갈 수 있었던 것 같다.....ㅎㅎ


역시나 흰 눈속에서는 빨강색이 진리인듯 싶다.


이 구간에 바람이 얼마나 불어대는지 양 볼에 감각이 점점 없어진다.

약간 화끈거리기도 해서 동상 걸리는 줄 알았다.


천왕봉의 모습을 볼려고 잠시 머물렀는데 끝내 정상의 모습은 구경할 수 없었다.


바람이 너무나 거세어서 버프를 하고 신속히 하산한다.


정상 뒤의 나무에는 제법 굵은 상고대가 맺혔다.


저 바위가 미끄러워서 그런지 추락주위 푯말과 출입금지가 있는데

아랑곳 하지 않고 저 위에서 사진을 담는다.

사진사의 열정인지 무모함인지???


서석대에 도착하니 파란하늘이 막 사라지려고 해서 급하게 셔터를 눌러댔다.

오늘 광각렌즈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거기까지는 치밀하게 준비를 하지 못했다.

8월 초에 무등산에 다시 올 때는 반드시 광각렌즈를 챙겨야겠다.


셔터를 네다섯번 눌렀더니 파란하늘은 이내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상고대인지 눈꽃인지 모르겠지만 검은 바위도 흰색으로 분칠했다.


사슴뿔 모양의 상고대


이제 중봉으로 간다.

시야가 확 트이는 이 구간을 참 좋아한다.


중봉까지 오르는 구불길은 언제 보아도 멋지다.


뒤돌아서 무등산 정상쪽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구름에 잠겨있다.


중봉으로 오르는 길


중봉에 도착하니 약한 빛내림이 보여서 얼른 담았다.


중봉에서는 산객들이 없어서 여유롭게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포근한 솜이불을 뒤집어 쓴 크리스마스 트리들의 행렬


중머리재로 하산을 서두른다.


중봉에서 중머리재로 내려오면서 보니 피터팬님 앞에 산객 두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외국인인데 막걸리를 따려고 흔들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속으로 "당신도 한국사람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터팬님은 오늘 무등산에 오신 산악회 산행대장과 연결이 되어서 그 분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하산하고 나는 천천히 내려가다가 아이젠을 벗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아이젠과 한참 동안 씨름을 해야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터덜터널 내려오다 보니 어느 덧 증심사가 보여서 반가웠다.

광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웬만하면 피터팬님과 같이 올라오려고 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나는 고양시로 바로 오는 버스표를, 피터팬님은 센트럴시티로 오는 표를 구매해서 각각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