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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만추의 서정과 대면하다 - 남한산성 둘러보기(2014.11.01)

 

 

남한산성 둘러보기

1. 일       시 : 2014.11.01(토)

2. 산행코스 : 남한산성 종로 - 수어장대 - 남문 - 동문 - 북문 - 서문 - 수어장대

3. 산행거리 : 약 8km

4. 교 통  편 : 8호선 산성역 2번출구 밖의 버스 정류장에서 9-1번 버스 탑승(토요일과 일요일만 운행하는 직행버스) - 산성 중앙주차장

5. 머문시간 : 약 5시간 30분

6. 산행동행 : 혼자

7. 사진장비 : 6D + 24-105

8. 산행후기 : 날씨가 좋았다면 남쪽으로 단풍놀이를 갔었을텐데 아래지역 날씨가 시원치 않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일찌감치 포기한다.

                    요즘 산행에 흥미를 잃어버려서 가볍게 단풍사진 찍으면서 놀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남한산성으로 결정하고

                    집에서 천천히 출발한다.  혹시 나중에 레테님이 자기 구역인테 신고안하고 다녀갔다고 태클거실까봐서 살짝 문자를 드리니

                    어디 가셨는지 답신이 없다...아무튼 나는 신고한 셈 치고 마음편히 사진을 담기로 한다.....ㅎㅎ

                 

 

남한산성도 북한산성(구파발-산성마을간 8872번 버스)처럼 주말이면 전용버스(산성역-남한산성 간 9-1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9-1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니 아예 남한산성 안의 주차장이다.

내 예상은 산성 부근에 내려서 조금은 오르막을 걸어서 도착할 줄 알았는데....어쨌든 편하게 올 수 있었다...ㅎㅎ

 

행궁을 찬찬히 구경해본다.

 

오늘은 날이 흐려서 그런지 붉은색 단풍보다도 노란색 단풍이 눈에 더 들어온다.

 

행궁터를 구경한 후 수어장대로 방향을 잡아서 천천히 오른다.

 

남한산성의 단풍이 이 정도로 멋질 줄은 몰랐다.

햇살이 없는게 정말 억울할 정도로 아름다운 단풍을 지니고 있었다.

내년에는 주중이라도 햇살 좋은 날 시기를 잘 맞춰서 꼭 다시 오고 싶다.

 

아마도 동창끼리 오신 듯 싶은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혹시 사진 속 주인공들이 보시고 메일 주소 남겨주시면 원본을 보내드리고 싶다.

 

한쪽은 화려함의 끝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을 지닌 화사한 단풍이 넘쳐나지만

이렇게 벌써 잎을 다 떨구고 내년을 준비하는 부지런한 나무도 있었다.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가끔씩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나무를 만나게 된다.

햇살이 없음이 너무나도 아쉬울 뿐이다.

 

 

오늘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본 단풍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흐린 날씨때문에 제대로 담지 못했다.

 

여기가 남문이던가?

 

남한산성 일부 구간만 걷다가 올 생각으로 아무 준비없이 카메라 하나만 달랑 메고 나섰는데

남장대쯤에서 배 고프고, 목이 말라서 준비를 어느 정도 하고 올껄 하며 후회하다가 일단 상가가 밀집된 지역으로 작전상 후퇴를 한다.

 

철수하기 위해 하산길로 접어드니 햇살이 펼쳐지기 시작한다....오늘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날인가 싶다....ㅠㅠ

 

상가지역으로 내려와서 순두부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나서 그대로 하산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나머지 구간마저 돌기로 하고 생수 하나 사서 내려왔던 지점으로 다시 오르려 하는데 편의점이 보이지 않아서 그냥 오른다.

 

멀리 계곡 사이에 푹 둘러쌓인 절이 보인다.

망월사인듯 싶다.

 

동문 근처에 오니 이런 멋진 단풍든 나무를 만나게 된다.

단풍나무는 아닌데 단풍으로 멋지게 물들어 있었다.

 

동문에서 오늘 만난 단풍중 가장 화려한 단풍을 만났다.

바로 옆이 계곡이라서 그런지 단풍의 색감이며, 깨끗하게 단풍 든 모습도 가장 예뻤다.

 

예전에 이성산성에서부터 시작해서 이곳 동문근처에 왔을때쯤 거의 탈진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속으로 뭐 이리 힘든 코스가 있냐고 속으로 욕(?)을 해가며 걷던 생각이 나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근데 남한산성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좀 있는 편이라서 만만히 볼 코스는 아니라고 생각이든다.

 

고운 자태를 드러내는 동문 주변의 단풍들...

 

겨울 설경도 제법 그럴 듯 하고, 특히나 야경이 매우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5시 조금 넘어서 버스를 타고 산성역으로 나가는데

그 늦은시간에 맞은편의 차들이 줄지어서 남한산성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봄철에 야생화도 많은 곳이라서 산성 밖으로 한바퀴 돌면서 꽃구경해도 좋은 곳이다.

 

물한병 달랑 들고 걷는 분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한 바퀴 전부를 도는 것 같지는 않았다.

 

차들만 없었다면 아름답고 화려한 한 폭의 색채화였을텐데.....

 

산성의 담에 기대어서 살고 있는 담쟁이에게도 가을은 왔는가 보다.

수줍어서 인지 붉어진 얼굴을 빼꼼히 내밀어주어서 살짝 구경할 수 있었다.

 

동장대 터....이 쯤부터 체력은 고갈되어 멘탈이 가출했다.

요즘 산행을 조금 게을리했더니 바로 몸에 신호가 오는 것 같다.

 

그래도 완주는 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 무념무상으로 계속 걷는다.

다행히도 저물어가는 날씨속에 햇살이 살짝 드러나서 더 신나게 단풍구경을 할 수 있었다.

 

확실히 햇살이 비추니 단풍의 색감이 더 살아나는 듯 하다.

 

 

멋진 소나무에 정신을 빼앗겨서 잠시 앉아서 구경해본다.

그러고보니 오늘 제대로 된 휴식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하긴 뭐~~ 물이나 간식을 싸왔어야지 휴식도 하지,

카메라 빈 가방만 든 빈털터리가 앉아서 뭐 할 일이 있어서 휴식을 취하겠나 싶다.

 

네개의 문중에 마지막인 서문을 지난다.

이제 목적지인 수어장대가 멀지 않았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데 까마득하게 보인다.

 

커다란 건물은 제 2 롯데월드인 것 같은데 날씨탓인지

바벨탑도 아니고 홀로 뾰족한게 꽤나 흉물스럽게 보인다.

 

가지를 친 능선에 단풍이 곱게 살포시 내려앉았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한참이나 기달렸다가 사람이 없을 때 단풍을 사진에 담는다.

 

 

처음 출발한 침괘정으로 다시 되돌아와서 남한산성 둘러보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