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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지루했던 지리산 산행(2014.08.27)

 

 

지리산 산행

1. 산행일시 : 2014.08.26(화)~08.27(수)

2. 산행코스 : 거림 - 세석산장 - 촛대봉 - 장터목산장 - 칼바위 - 중산리

3. 산행거리 : 약 km

4. 산행시간 : 12시간

5. 동      행 : 레테님, 수가님, 솔맨님, 이선수님, 산여인님

6. 사진장비 : 니콘 D7000 + 17-70OS

7. 산행후기 : 지리산의 구절초가 보고파서 주중에 하루 휴가를 내고 블벗님들을 따라 나섰다. 무박산행을 좀처럼 하지 않으시는 레테님과 수가님까지

                    모처럼 합류하니 주중 산행이 보기 드물게 만차가 되었다.

 

                    지리산은 약간의 비 예보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내리다가 그친다고 했는데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산행 내내 이슬비와 안개가 같이 동행했다.

                    능선에서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순백의 구절초를 담고 싶었는데 올해에는 실패한 것 같고, 내년을 기야해야 할 듯 하다.

 

                    장터목 산장에서의 급격한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하산하다 보니 체력이 바닥이 나고 무릅이 후끈해오는데 날머리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같이 내려온 분들이 모두 지쳐갈 때 쯤 겨우 중산리탐방센터에 도착해서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비빔밥 한그릇과 파전, 그리고 도토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도토리묵을 먹은 후 차에 올라 떡실신하면서 서울로 올라온다.

                    잠도 설쳐가며 운전하시느라 수고하신 이선수님과 솔맨님 덕분에 편안히 지리산 무박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거림에 도착해서 산행준비를 마치니 5시쯤 되었다.

주위는 어둡고 부슬비만 추적추적 내린다.

 

그칠줄 모르고 내리는 이슬비에 바람막이를 걸치고 산행준비를 마친다.

빗방울이 더 이상 굵어지지 않음을 감사해야 할 듯.

 

한동안 어둠속을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아무 생각없이 걷고 또 걸으니 어느덧 날이 밝아온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갈리 없듯이 폭포 밑에 자리를 떡하니 잡으신 솔맨님.

새벽부터 알탕이라니...ㅎㄷㄷ

 

세석산장까지 이런 다리를 서너개 건너야 했다.

 

삼천포 바다를 찾아보세요 라는 안내판이 붙은 첫번째 조망터에 도착했는데

삼천포 바다는 커녕 한치 앞도 보이질 않는다.

 

세석교를 건너니 마치 다 온듯한 기분이 든다.

 

바위 밑 명당자리에 소담히 자리잡은 버섯 3형제

 

첫번째 구절초를 만나다.

 

몸과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는가?

아니면 습도가 높아서일까?

오늘따라 무지하게 힘들어서 걷기가 싫을 정도다.

 

드디어 세석대피소에 도착

 

아침으로는 뜨끈한 만두국이다.

계곡에서 땀에 흠뻑 젖은 웃옷을 빨아입고 있으니 추위가 오들오들 몰려와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뜨거운 국물을 먹으니 이제서야 훈훈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아침을 거의 다 먹으니 촛대봉쪽의 경치가 운해속에도 조금씩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야생화 탐방에 나선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가롭고 여유롭기까지한 세석 대피소

 

슬슬 구절초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신계곡을 통해 백무동으로 내려서는 길

 

안개는 또 다시 자욱하게 몰려오고....물러나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물기 머금은 쑥부쟁이는 청초할 뿐이고...

 

수 없이 많은 비를 맞았을텐데도 흐트러짐 없이 순백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지리산 구절초

 

앞서가시는 레테님과 수가님의 모습은 잘 안보인다.

다들 잘 가시는데 나 혼자만 힘든 것 같다.

 

세석평전의 습지.....앞으로 이 곳에 귀한 식물들이 자랄 것 같다.

 

조망이 없으므로 오늘 촛대봉은 생략하기로 한다.

 

촛대봉 내림길에 산오이풀이 곱게 피었다.

여기에서 두팀으로 갈린다.

정상 찍을 팀(솔맨님과 산여인님)과 나머지 장터목 산장에서 바로 하산팀

조망이 없을 것 같아서 정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하산팀에 합류한다.

 

밀가루 분을 뿌려놓은 듯 구절초가 군데 군데 피었다.

맑은 날씨였다면 더욱 이뻐 보였을 것 같다.

 

때론 햇살이 살짝 비추기도 하고, 때론 이슬비도 흩뿌려지기도 하고....오늘 참 날씨 한번 그지같다.

오후엔 개일줄 알았는데.....

 

그래도 때로는 이렇게 분위기 있는 사진이 연출되기도 했으니 뭐라 탓할 일은 아닐 듯 싶다.

 

지리바인지 투구꽃인지 아직도 구별은 못한다.

 

연하선경이 시작되는 봉우리에서 인증사진 한장씩 남겨본다.

 

 

연하선경의 뛰어난 풍광을 앞두고 안개가 걷히기만을 바랬으나.....아주 짧은 찰나에 살짝 개였을 뿐이다.

 

이슬 머금은 산오이풀이 싱그럽다.

 

아주 짧은 순간 연하선경의 풍경이 보였고, 그 길을 걸어가는 산객의 모습이 보였으나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이 구간에서 오늘 가장 많은 구절초를 볼 수 있었다.

 

예쁜 길 따라 구절초는 하염없이 피어나고...

 

 

이 길 끝에서 장터목대피소를 만나게 될 것이다.

힘들고, 조망이 없어서 천왕봉은 패스하기로 한다.

 

짜~~쟌 힘든 오름을 3개 정도 지나서 장터목 대피소를 만난다....공사로 인해 마치 폭격 맞은 것처럼 어지럽다.

 

새로 증축된 장터목 대피소 취사장

 

중산리로 향하는 가파른 내림길을 조심조심 내려온다.

 

오늘 날씨가 궂은 것도, 산행의 힘듦도 이 하나의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된다.

오늘 본 지리산 풍경중 최고의 장면이다.

천왕봉팀은 이 풍경을 못봐서 어쩔꺼나?

 

보면 볼수록 장관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내려가시는 수가님, 레테님, 이선수님을 차례로 불러 모은다.

 

나중에 사진을 보여드리니 솔맨님이 원래 이곳은 폭포가 아닌데 물이 많아서 넘쳐흐르다 보니 폭포가 된 것이라고 하신다.

 

비가 온 탓에 계곡의 물이 불어서 조그만 폭포까지 장관을 이룬다.

 

하산하는데 분위기는 점점 더 공포영화의 한 장면으로 변해가고...

 

우렁찬 물소리를 자랑하고 있는 유암폭포에 도착해서 사진을 담으며 힘든 몸을 잠시 쉬어간다.

 

레테님이 예쁘다고 해서 따라서 담아본다.

 

아직도 못 이룬 소망들이 이렇게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