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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영축산(2008.10.24) - 첫번째

영축산

1. 산행일시 : 2008. 10. 23(목) - 24(금), 무박 2일

2. 교 통 편 : 갈때 : 동서울터미널(11:30, 23,200원) - 언양터미널(택시. 11,000원) - 통도사

                    올때 : 간월마을(323번 버스, 1,000원) - 언양터미널(15:30, 21,000원)

3. 산행코스 : 통도사 - 백운암 - 함박재 - 영축산 - 신불재

4. 산행시간 : 영축산 정상까지 약 5시간

5. 동     행 : 단독산행

6. 산행후기 : 계룡산 산행이 취소되어 평소에 가고 싶었던 영남 알프스중 일부를 찾아가기로 하였다.

                     지금 영남알프스 일대의 억새가 한창이어서 휴일에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무박 산행을 위해 목요일 저녁에 집을 나섰다.

                     통도사 들어가는 길의 소나무가 장관이라고 하는데 어둠속에 큰 줄기만이 언뜻언뜻 보이는데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들이 많은 것 같다.

                     통도사에 도착하니 아침 예불을 마치고 나오는 스님들과 마주치는데 불교신자가 아닌 나로서는 어떻게 마주쳐야 할지 뻘줌하다

 

                     단독 야간산행은 처음이어서 산길을 잘 찾을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혼자 산길을 걸어가야 하는 무서움이 있었는데 길 찾기는 비교적 쉬웠으나,

                     날이 밝아오기 무서움은 계속 되었다. 깜깜한 길을 얼마 오르고 뒤를 돌아보니 사방 팔방에 보이는 것은 오직 희미한 산마루금 뿐이고

                     그 위에 무수히 많은 별들만이 총총 빛날 뿐이다.

                     온통 산에 둘러쌓인 그 곳에 나와 별빛과 달빛만이 존재하는데 지금까지의 산행 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여서 아예 자리를 잡고 한참이나 이 감동적인

                     장면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 곳에서 비박을 하면서 하늘을 쳐다보며 잠이 들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년에는 꼭 실행에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이들과 같이 이 감동적인 자연의 선물을 같이 할 수 없는 안타까움도 들었고 자꾸 뒤를 돌아 이 광경을 보게 되어 산행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백운암으로 가는 중간에는 헤드랜턴의 불빛을 끄고 달빛과 별빛에 내 몸과 마음을 맡기며 산길로 올라가는 근사한 야간산행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평생 잊혀지질 않을 감동적인 경험이었고 야간산행의 묘미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운암 근처에서 맞이한 일출은 지난 주 지리산의 장엄한 일출과는 다르게 눈부신 황홀한 일출이었다.

                     역시 자연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하는 것 같다.

 

 

 통도사 입구에 도착하니 안내도가 크게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영축산 가는 길은 어디에 있지?

 

 

통도사 앞 거리의 모습인데 이른 시간이라 인적의 끊겼다.

 

 

거리의 가로등을 석탑으로 만들었는데 사찰다운 모습으로 보기 좋았다.

어둠속을 잠시 가노라니 뒤에서 인기척이 들리는데 순간 깜짝놀라 랜턴 빛을 비춰보니 한 어르신이 절에 불공을 드리고 내려 가시는 길이었다.

 

 

통도사 입구에서 절까지 들어가는 약 1km 구간에 소나무 길이 인상적이라고 하는데 정말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노송들이 통도사를 오랜기간 동안 지켜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불때마나 솔잎이 떨어져 마치 솔잎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통도사를 구경하고 영축산으로 가려고 통도사 끝부분을 어슬렁거렸으나 길을 찾을 수 없었다.

통도사의 왼쪽으로 나오니 시냇가와 포장된 길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길 일꺼라는 생각이 들어 통도사를 오른쪽으로 끼고 계속 올라간다.

그러나 이 담이 끝나는 곳에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라며 발길을 돌려달라는 안내문만 있고 산행안내문은 그 어디에도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산객들의 영축산이 아니라 오로지 통도사를 위한 영축산인 것이다.

 

 

위 담길을 지나 한 10여분 이상 올라가니 드디어 산객들을 위한 산행 안내간판이 나왔다.

 

 

백운암과 비로암이 여기서 갈라진다.

비로암은 영축산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지만 약간 험로라고 하여 백운암쪽으로 길을 잡는다.

 

 

조금 지나자 대나무 숲이 나타났는데 어둠속에서도 대나무 잎새에 이는 바람소리로 알 수 있었다.

대나무 잎에 이는 바람의 소리는 느슨한 생각을 바로 곧추 세우게 하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사군자의 하나인 것 같다.

 

 

 이 곳에도 가뭄은 피해갈 수 없었나 보다.

 

 

백운암으로 가는 너덜길로 잔돌들이 많아서 조심하며 올라야 하는데,

이제 어느덧 날이 밝아오기 시작해 무서움도 조금 없어지고 산행이 한결 쉬워졌다.

 

 

백운암 올라가는 길에서 마주친 케언.

풍수해때 해를 입을 수 있으니 돌탑을 쌓지 말아달라는 안내문도 있었다.

 

 

백운암에 도착하기까지의 500m 산길은 오르막이 심하고 돌길이어서 연신 땀이 난다.

백운암에 도착했으나 여기서도 산길을 찾지못해 스님께 산길을 여쭤보았더니 백운암에 들어오기 바로 전에 왼쪽으로 난 길이라고 알려주신다.

혹시 내가 가야 할 인생의 길을 묻고 답을 준 것은 아닐까?

 

 

백운암에 도착하니 일출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함박재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급히 서두르기 위해 스님께서 알려주신 곳으로 가니 계단이 나온다.

 

 

일출이 진행되는데 함박재에서 보기는 힘이 든 것 같아 나무가 있어 전망이 좋지 않지만 이 곳에서 눈부신 일출을 맞이한다.

지난주 지리산의 장엄한 일출과는 다른 느낌의 일출이다.

 

 

앞으로 가야할 능선 길.

 

 

날씨가 좋으니 하늘 한번 쳐다보고,

 

 

영축산은 육산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기암도 품고 있다.

 

 

날이 밝아오니 마음속에도 안정감이 찾아와서 아침 햇살을 만끽하는 모습을 셀카에 담아본다.

 

 

드디어 함박재에 도착

저 바위를 넘어야 하는데 다행이도 우회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