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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국내

바우길 7구간 - 풍호연가의 길(2012.07.14)

 

풍호연가의 길을 가다

1. 일       자 : 2012.07.14(토),  날씨 : 비

2. 걸은스 : 오둑떼기전수관 - 굴산사 당간지주 - 옥봉마을 - 학산3리경로당 - 금광초교 - 정감이마을 - 하시동 연꽃단지 - 안인항

3. 걸은시간 : 6시간 30분

4. 걸은거리 : 약 20km(알바구간 포함)

5. 교  통 편 : 갈때 : 동서울터미널(07:08) - 강릉시외버스터미널(택시, 3,500원) - 학산오둑떼기전시관

                    올때 : 연인항(시내버스) - 교보빌딩 - 시내버스로 강릉시외버스터미널(18:05) - 동서울터미널

6. 후      기 : 이번주 토요일에 지리산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비로 인해 연기되어서 갈만한 곳을 찾다가 지난번에 가려고 맘먹었던 바우길 7코스가 생각이

                   났다. 대부분의 길이 임도라서 비맞으며 걸어도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고, 오히려 뙤약볕에 걷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동네예보에 들어가서 보니 1-4mm 정도의 강수량을 보여서 딱 좋을 날씨일 것 같아 강행을 한다.

                   그러나 아침에 가서 걸어보니 이것들이 '0'자 하나씩 빼먹고 올려놓은 것 같았다. 10-40mm 온다고 했으면 그냥 집에서 쉬었을텐데...

                   토요일 강릉행 버스에 탑승할 때만 해도 비는 오지않고 흐려있었는데 여주를 지나니 폭우가 쏟아지고 횡계 부근에는 햇살이 나고, 조금 더

                   가니 운해가 잔뜩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좁은 땅덩어리라더만 그것만도 아닌 것 같다.

 

                   바우길 7구간을 걸으면서 바로 눈앞에서 학이며, 고라니며, 두꺼비 등을 볼 수 있었고, 수 많은 야생화들과도 대면할 수 있을 정도로

                   생태계가 무척이나 잘 보전되고 있었고, 풍경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러나 걸으면서 느낀점이 아직도 제주 올레길과 비교하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무엇보다도 길 이정표가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갈림길에서는 반드시 이정표가 잘 보여야 하는데 잘 보이지 않았고,

                   안드로이드웹의 어플로 길을 찾아서 가다보면 리본과 이정표가 보였다. 처음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무척이나 아쉬웠다.

                   갈림길에서는 반드시 바닥에 화살표로 표시를 해놓아야 길 찾기가 수월하다. 바우길은 바닥에 길표시를 해놓지 않았다.

                   그리고 일부 예전구간의 이정표를 제거해주어야 하는데 제거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길의 흔적이 뚜렷

                   하지 않은 곳도 더러 있어서 길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이 부분만 해결되면 걷기 좋은 길이 될 것 같다.

 

오늘 바우길 7구간의 시작점인 학산리 오독떼기전수관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배낭 커버를 씌우고 카메라를 배낭에서 꺼내니 잔뜩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선명하게 담기지 않는다.

 

바우길은 그 어느 길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가 많은 길이었다.

 

굴산사지당간지주로 가는 길에 교통통제를 하는 어르신이 계셨는데

때마침 오독떼기 시연회를 펼치니 구경하고 가라고 하신다.

 

저 멀리 굴산사지당간지주가 보이는데 그 규모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크다고 한다.

행사를 위해 천막이 쳐진걸 보니 행사분위기가 전해져 온다.

 

오독떼기는 강원도 강릉, 양양, 평창 등지에 전승되고 있는 농요로 오독떼기를 부르며 농사를 지으면서 쌓인 피로를 잊고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부른 노래이다.들노래 또는 농사짓기라고도 한다. 오독떼기는 다섯 번 꺽어 부르기 때문이라는 설과 '오'는 신성하고 고귀하다는 뜻에서 '독떼기'는 들판을 개간하다는 설 등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오독떼기를 잘 부르는 사람에게 상을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이곳은 평해 황씨의 재실이 있기 때문에 '재궁마을'이라고도 하며, 섬석천을 따라 넓은 들이 펼쳐져 있어 일찌기 농요가 발달하였다.

평해 황씨 후손인 모여인님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실런지???

 

 

옥봉마을 진입....이 쪽은 마을어귀에 큼지막한 돌로 표시해 놓았는데 마을의 자긍심이 느껴저서 좋아보였다.

 

바우길에서 만날 수 있는 이정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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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나무들을 담고 싶었는데 제일 싫어하는 전깃줄이 또 같이 담긴다.

사진을 올릴까 말까 생각하다가 그냥 올려본다.

 

물기 머금은 꽃은 그 어느때보다 더 싱그러워 보인다.

근데 이 무궁화는 다른 무궁화보다도 더 예쁜 품종인가 보다.

 

산딸기도 걷는 동안 무척이나 많이 보였다.

예전에는 저것도 먹을거리의 일부분 이었으리라...

 

야생화 재배하는 농장도 보이고....시간만 되면 아예 들어가서 꽃들을 담고 싶었지만

서울로 올라갈 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그냥 사진 몇장만 담고 입맛을 다시며 지나친다.

 

범부채

 

개양귀비

 

첫번째로 이 곳에서 길을 찾지못해 한동안 헤매였다.

정자에서 이 곳으로 와야하는데 길을 건너라는 이정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없었다.

 

시속 100km로 행군중....누군가에게는 시속 0.00001km로 보일지라도...

 

바우길 걸으면서 제일 먼저 느낀 느낌은 이곳은 강원도 같지 않다는 점이다.

강원도 하면 많은 산이 연상되는데 이 곳에는 무척이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날씨가 흐린 탓에 옥수수 뒤로 보이는 안개에 쌓인 희미한 산이 사진에는 전혀 담기지 않는다.

 

 

 

 

금광초등학교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본다.

 

강선수님이 안개꽃이라고 주장하는 개망초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 곳에서도 잠시 길을 찾기위해 머뭇거린다.

논뚝길이 설마 길이라고는 생각못했는데 멀리 보이는 소나무에 리본이 얼핏 보인다.

바닥에 화살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올레길처럼 일관된 화살표가 필요해 보인다.

 

 

밧줄로 소나무을 엮어놓은 군락지를 세군데 정도 만났는데 아마 이곳 근처에 임업시험장이 있는 듯 했다.

 

이렇게 풀이 난 곳을 지나면서 서서히 신발은 젖어들기 시작한다.

 

드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지는데 마치 전라도의 한 곳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살고 있지 않은 폐가도 만나게 되는데 조금은 흉물스럽다.

 

물방울 머금은 거미줄이 물방울의 무게때문에 축축 처진다.

 

 

바우길 걷는 동안에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하긴 비오는 날 미쳤다고 누가 이런 길을 걸을까? 하는 생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정감이 마을 입구인데 특이하게도 문이 설치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거의 콩크리트 임도길을 따라왔는데 이제부터는 걷기 좋은 산길이다.

처음에는 걷기 좋았는데 한참 가다보니 황토길이 비에 젖어 신발에 들어붙기 시작하는데

그걸 떼어내며 걷는게 여간 고역스럽지 않았다.

 

 

공포의 황톳길..신발에 쩍쩍 달라붙는 진흙들.....ㅎㄷㄷ

 

정감이마을 전망대가 보여 이 곳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간식을 먹는다.

 

전망대 반대편에 묘가 보이는데 웬지 명당자리 일 것 같다.

 

묘 앞에서 뜻하지 않게 타래난초를 만났는데 자세히 보니 타래난초가 무척이나 많았다.

 

소나무길이라고 명명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소나무가 많았고,

소나무 밑에는 엄청나게 많은 노루발과 매화노루발들이 자라고 있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황토흙의 붉은 색감

 

마을회관을 에둘러 내려선다.

 

정감마을 수변공원...이 곳에서도 한바퀴 돌며 또 한번 알바를 하게된다.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논둑길을 가로질러 저 곳 정자의 왼쪽편으로 도착해야 하는데

이정표를 놓쳐서 아래까지 쭉 내려갔다가 오른쪽으로 가다 보니

길을 잘못들어서 막다른 곳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오게 되었다.

 

저 정자에서 비박해도 좋을 듯 하다.

 

정자를 지나쳐 길을 계속가다 보니 집 두채가 나오고 그 앞으로 길이 있을 줄 알았더니 막다른 골목이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 나오다가 정자에서 그냥 눌러앉아 쉬어간다.

 

오늘은 트레킹이니만큼 사진의 주인공은 "길"이 될 수 밖에 없다.

 

요즘 제철인 배롱나무

 

바우길 7구간중 개인적으로 가장 하일라이트 구간이 하시동 연꽃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비는 보슬보슬 내리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서 도저히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연꽃마을에서도 축제를 하는 모양인데 그래서인지 출사나온 사람들도 꽤 볼 수 있었는데

그 분들도 비 때문에 뒷짐지고 쉴 수 밖에 없었다.

 

 

 

 

이 곳에서도 길을 찾기가 어려워서 우왕좌왕 하다가 겨우 길을 찾았다.

바우길은 연꽃마을 중간에 난 나무데크를 따라가다가 다시 임도길로 연결이 된다.

 

연꽃 잎사귀와 물방울....바람이 불때마다 물방울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는데

비만 오지 않으면 연사로 담으면 멋질 것 같은 장면이었다.

 

바우길 7구간이 풍호연가인 이유는 바로 이 풍호마을과 연관이 있다.

원래 이곳에는 풍호라는 자연호수가 있었는데 영동화력발전소의 회탄으로 호수를 메워나감에 따라

마을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사한 많은 분들이 풍호를 잊을 수 없어해서

그 분들의 풍호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담아 길 이름을 풍호연가라고 정했다고 한다.

 

여기서 또 한번 제일 긴 알바를 경험한다.

길 바닥에 화살표 하나만 그려주었더라도 알바는 하지 않았을텐데......처음으로 입에서 욕이 나온다.

 

알바한 덕분에 만나게된 꽃창포

 

골프장을 따라 난 도로를 쭉 따라 거닐면 된다.

 

도로를 따라 거닐면서 큰 물결소리를 들었는데 바로 파도치는 소리였다.

 

엄청나게 몰아치는 파도소리에 위축이 될 정도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철책안에 쉴 수 있도록 나무의자가 설치된 것을 보면

모래사장이 개방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낚시하시는 분들이 꽤나 여럿이었다.

 

저 다리를 건너면 오늘 목적지인 연인항이 바로 지척인 모양이다.

 

연인항에 도착해서 동네 어르신께 강릉시내로 나가는 버스 정거장 위치를 물어보니

바로 버스가 도착한다고 하시면서 약국앞으로 가라고 일러주시는데

가다가 약국을 놓치고 다른 방향으로 가다 버스를 만나 세워달라고 팔을 흔드니 세워주신다.

그렇게 강릉시내로 나와서 버스 한번을 더 타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해서 귀경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