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 산행
1. 산행일시 : 2017.05.21(일), 날씨 : 맑음.
2. 산행코스 : 한계령 - 한계령삼거리 - 귀때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
3. 산행거리 : 12.5km
4. 머문시간 : 8시간 30분(휴식시간 포함)
5. 교 통 편 : 갈때 : 동서울터미널(06:30) - 한계령
올때 : 장수대(18:40) - 동서울터미널
6. 산행동행 : 혼자
7. 사진장비 : 캐논 EF 24-70mm F4.0L
8. 산행후기 : 2013년 6월 무척이나 더웠던 날 서북능선을 걸었던 악몽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서 가지 않으려 했지만, 그 놈의 털진달래가 보고
싶어서 체력은 상관하지 않고 무턱대고 버스표를 예매해 놓았다.
다행히 예매한 버스를 타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언제 장수대까지 가지? 하는 갑갑한 마음도 들었다.
어쨌거나 왔으니 부지런히 걸어보자 다짐해 본다.
1408봉 지나서부터는 길이 순탄해지는데 체력 역시 바닥이 나기 시작하는 구간이다. 잠시 쉬고 있는데 어느 산객분이 여기
처음인데 너무 힘들다면서 대승령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묻기에 거리상으로는 1.8km 조금 모자르게 남았다고 말씀드리고,
대승령에서 장수대까지 또 한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더니 4시에 장수대에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이야기 하셔서 그 시간에는
도저히 도착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내가 다 갑갑했다. 그러더니 대승령으로 차 가지고 오라고 연락해야 겠다고 해서 배를 움켜
잡고 웃어야 할 상황인데 나 역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그 말을 들으니 오히려 그 말이 진지하게 들렸다.....ㅎㅎㅎ
더운 날씨가 살짝 걱정이 되었는데 한계령에 내리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산행하기 좋은 날씨였다.
남설악의 풍경을 잠시 구경해본다.
걷기 좋은 돌길을 얼마간 걸으니 조망이 살짝 터져온다.
산길 주위에는 온통 연분홍빛 철쭉이 만발했다.
이런게 바로 꽃길이겠지!!!
부드러운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걸으니 날아갈 듯 가볍다....는 거짓말이고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이라서 벌써 숨이 차 오른다.
귀때기청봉 방향....실제 귀때기청봉은 저 봉우리 뒷쪽에 살짝 감추어져 있는 듯 했다.
줄이 쳐진 곳을 살짝 넘어가서 주위 풍경을 구경해 본다.
줄을 넘으니 이런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귀룽나무가 한창이다.
자주솜대
1km의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니 그에 대한 보상인지 걷기 좋은 곳이 나온다.
설악산에는 이렇게 걷기 좋은 구간은 정말 짧다.
왼쪽의 바위를 자세히 보면 사람의 얼굴 형상이 보인다.
대청봉으로 가는 능선길이겠지??
이제 저 다리를 만났으니 한번만 더 치고 오르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할 것이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다리가 퍽퍽해 오고, 숨이 차서 헐떡 거린다.
잠시 숨 고르기를 위해 멈춰서고 뒤돌아 풍경을 감상해본다.
힘이 들어서 그렇지 역시 풍경은 설악이 최고임에 틀림없다.
드디어 도착한 한계령 삼거리
사람들을 피해 서북능선쪽으로 조금 이동한 후 휴식을 취한다.
귀때기청봉 입구
지금부터는 지루하고 살짝 위험한 너덜겅이 시작되는 곳이다.
서북능선의 털진달래를 보기 위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산행에 나섰다.
처음에는 저기가 귀때기청봉인 줄.....4년 전에 속고 이번에 또 속았다.
날씨는 더워도 모처럼 파란하늘이 펼쳐져서 마음만큼은 시원했다.
얼음물을 2리터를 준비했으니 오늘 마실 물 걱정은 없으니 여유롭다.
이제부터는 설악의 속살을 구경해본다.
발이 돌 사이로 끼이지 않기 위해 조심 조심 걷다보니 걷는 속도가 붙질 않는다.
귀때기청봉의 고사목들이 슬슬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늘 산행 목적은 털진달래 구경인데
지난 화요일에 산여인님이 보고 오신 것보다 상태가 훨씬 좋지 않았다.
며칠 사이에 뜨거운 날씨 탓에 털진달래가 다 져 버렸다.
전체적으로는 시기가 지났지만 자세히 보면
이제 막 절정에 들어서는 털진달래도 볼 수 있었다.
2-3일 전에 털진달래는 최상의 상태를 보여 주었을 것 같다.
털진달래가 없어도 마냥 좋다.....설악인데 뭐~~~~
털진달래 뒷편으로 가리봉의 뾰족한 봉우리도 눈에 들어온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니 진짜(?)가 나타났다.
시들어 버린 털진달래들
정상 직전의 이정목
매자나무과의 매발톱나무꽃이 이제 막 개화를 시작했다.
절정을 이제 절정기를 살짝 넘어선 화려한 털진달래
오늘은 최대한 산행을 즐기는 컨셉이라서
여유작작 하면서 주위 풍경을 실컷 감상해본다.
이제 막 피어날 꽃봉우리도 만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미 파장 분위기.....ㅎㅎ
귀때기청봉에 가까워질수록 털진달래 상태가 좋아진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저게 정상석을 대신하니 섭섭하다.
제대로 된 정상석이 하나 세워졌으면 좋겠다.
정상 인증
설악의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실컷 감상해본다.
귀때기청봉을 넘으니 볼만한 상태의 털진달래가 꽤 많이 보였다.
오늘 담은 사진중 제일 마음에 드는 털진달래 장면이다.
귀때기청봉을 살짝 넘어선 곳에서는 털진달래 상태가 싱싱해서 오늘 온 목적을 달성했다.
짧은 너덜겅이 다시 한번 시작되고...
넓게 퍼져 있는 털진달래 군락지는 마치 산상 정원처럼 보인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나무라서 그런지 색감이 확실히 진달래보다 더 진하고 곱다.
앞으로 가야할 길인데 어디까지 가야할 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이 곳 바위는 조망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어서 나는 그냥 통과해 버렸다.
참기생꽃.....작년에 백두산 근처에서 담아온 기생꽃과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
몸이 지치니 아무 생각 없이 사진만 담게 되었다.
언듯 보면 작은 장가계가 연상되는 풍경이다.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지나가는 분들 마다의 생각이었다.
마치 사람이 서 있는 형상의 기암들..
걸어야 할 능선
길은 한동안 많이 순해졌다.
그러다가 힘겹게 가파른 계단이 다시 나오고...저 곳만 지나면 다시 걷기 편한 길이 나올 것 같은 기억이 남아 있다.
연령초
나도옥잠화는 절정기를 맞이하여 그 미모를 뽐내고 있었고, 개체수도 엄청 많았다.
풀솜대(?)
잎자루가 있고 잎에 털이 있으면 "풀솜대"
잎이 줄기를 반쯤 감싸면 "민솜대"
잎자루가 있고 털이 없으면 "자주솜대"
큰앵초...몸이 지쳐서 쪼그려 앉기도 귀찮은데 이 아이를 만나니 몸이 자연스럽게 털썩 주저앉게 되었다.
이 바위를 만났으면 이제 곧 대승령에 도착한다는 증거다....몸에서 새로운 힘이 솟는다.
간절히 바라던 대승령에 이제 도착....곧 장수대에 도착하리라는 생각은 하산하면서 산산이 깨졌다.
대승령에서 장수대까지 2.7km의 구간이 오늘 걸은 구간중 가장 힘들었다.
대승령에서의 내림길은 걷기 편한 길이지만 거리가 생각 이상으로 멀어서 힘이 들었던 것 같다.
대승폭포 전망대
대승폭포
장수대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명품 소나무를 담고 차 시간에 쫒겨 부리나케 내려온다.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이윽고 동서울행 차가 도착한다.
차에 타서 자려고 하니 너무 피곤한지 잠도 오지 않는다.
가다가 들른 어느 휴게소에서 콜라와 생수를 사서 한꺼번에 드링킹 한 다음 눈을 좀 붙이니 동서울터미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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