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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오름

제주 여행(2015.10.31) 1일차 - 아끈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을 구경한 후 억새를 구경하기 위해 아끈다랑쉬오름을 오른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아끈다랑쉬오름의 이정표인 홀로나무

 

사람 키 만한 억새가 즐비한 아끈다랑쉬오름

억새의 최고봉은 산굼부리이겠지만, 자연 그대로의 억새를 여유롭게 보려면 나는 이 곳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억새밭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밀도를 자랑하는 억새밭이다.

 

작은 조각들을 이어붙인 조각보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오름의 제왕답게 늠름한 기상이 엿보이는 다랑쉬오름

 

 

분화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의 풍경이 장관이다.

 

마치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혹은 하얀 메밀꽃이 활짝 핀 풍경처럼 보인다.

 

아끈다랑쉬오름(이생진 시인)

 

해마다 내 곁으로 달려오는

김영갑의 달력엔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무지개가 뜬다.

나는 달력을 넘기다가 4월을 만나

무지개 뜨는 아끈다랑쉬오름에 올라가 시를 읽는다

'고씨지묘高氏之墓'

이 비석에 막걸리를 따라놓고

할미꽃을 달래며

할미로 태어난 것을 서러워 말라는 시를 읽는다

고 씨 무덤에 술을 따르고

나도 따라 마시며

낯도 모르는 고 씨에게 시를 읽어준다

막걸리도 나처럼 시를 마시고

다랑쉬오름 위에서 내렫보던 하늘도

풀밭으로 내려와 시를 마신다

이 날은 산천초목이 다 시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