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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제대로 된 칼바람 맞고 오다 - 소백산(2013.01.26)

 

 

소백산 산행

1. 산행일시 : 2013.1.26(토),  날씨 : 맑음

2. 교  통 편 :

    - 갈때 : 동서울터미널(06:59) - 단양(09:10) - 천동리(택시 7,000원)

    - 올때 : 천동리(택시, 7,200원) - 단양시외버스터미널(15:30) - 동서울터미널(17:47)

3. 산행코스 : 천동리(09:34) - 천동쉼터(11:08) - 비로봉(12:46) - 천동리(14:49)

4. 머문시간 : 약 5시간 10분

5. 산행거리 : 13.6km

6. 산행동행 : 혼자

7. 사진장비 : 니콘 d7000 + 16-85vr

8. 산행후기 : 요즘은 산행지를 선택해서 블벗님들과 함께 산행하는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조금씩 개인사정이 있어서 인원구성이 잘 안된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산행에 나선다.  날씨가 좋으니 능선길에서 주위의 조망을 보았으면 하는 바램과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을 찾다보니

                    소백산이 언뜻 떠오른다. 작년 5월에 레테님, 이선수님과 함께 숲속의 요정을 찾아왔던 그 코스 그대로를 따라 오를 계획을 세운다.

 

                    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천동리로 이동하는데 기사분이 눈이 많이 와서 고생할거라 하신다. 그래서 어느정도 눈이 많을 것 같아서

                    기대감이 컸으나 천동리 주차장에 내려서 산을 보니 눈이 거의 보이질 않아서 살짝 실망했다. 천동쉼터까지는 비교적 편한 길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걸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았다.

 

                    주목쉼터 바로 밑부터는 환상적인 상고대와 눈꽃이 피어나 오늘 소백산을 찾은 보람을 만끽할 수 있었고, 비로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부터는

                    소백산의 유명한 칼바람이 끊임없이 불어대서 앞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고, 엉덩이가 얼어서 하산할 때는 화끈거리기까지 했다.

                    정상에서는 바람에 쫒겨서 금방 철수 할 수 밖에 없어서 인증 사진 한장 담고 바로 하산을 했다.

 

비로봉 바로 밑에 도착해서 담은 사진인데 마음에 들어서 맨 처음으로 올려본다.                     

 

천동리 주차장에 도착해서 스패츠 착용하고, 아이젠까지 한 후 반대편 산을 한번 바라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에서 잠시 벗어나 다리안 폭포쪽의 오솔길을 걷는다.

그 곳에서 눈 위에 햇빛을 받아 예쁘게 보이는 솔방울을 만나 한장 담아본다.

실제로 볼 때는 예쁘더만 사진으로 보니 그저 그러네...

 

다리안 폭포를 지나서부터는 계곡으로 햇살이 제법 눈부시게 비춘다.

 

오늘이 올 겨울 들어서 추위가 절정이라고 해서 산행을 할지 잠시 망설였었는데,

천동리계곡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서 겹겹이 껴 입은 옷으로 인해 오히려 땀을 많이 흘려야했다.

 

계곡의 거대한 고드름도 볼 수 있었다.

 

계곡 사이로 난 천동리 산길에 햇살이 비치며 제대로 된 파란 하늘이 연출된다.

이런 파란 하늘을 본지가 꽤 오래된 듯 싶다.

 

잡목들 위로 먼 산의 능선위에 흰 눈이 쌓인 모습이 얼핏얼핏 보이면서 빨리 가고픈 마음에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기 시작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천천히 올라가도 눈꽃과 상고대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을 것 같다.

 

 

 

 

나무에 이 정도로 눈이 쌓인 모습을 보니 소백산에 눈이 꽤 많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쭉쭉뻗은 나무들 사이를 걷는 기분은 참 좋다.

 

 

 

아침에 버스 안에서 모카빵에 커피한잔 마신게 전부라서 천동쉼터에 들러 요기를 하기로 한다.

 

사진 한장 담은 후 어묵을 게 눈 감추듯 없애버린다....1인분에 다섯개로 5,000냥이다.

 

어묵으로 빈속을 달래고 나오니 먼 능선에 보이는데 눈인지 상고대인지 모르지만 하얗게 빛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기에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후 오른다.

 

가파른 눈길을 끙끙거리며 오르니 이리 보기 좋은 상고대가 펼쳐진 별천지 세계다.

 

 

 

 

 

 

 

 

 

 

 

 

 

 

할 말은 없고 연신 우~~와 하는 감탄사만 입에서 새어나온다.

역시 오늘 소백산 오기를 백번 천번 잘했다는 생각만 한다.

 

 

 

 

설경에 넋이 나가서 연신 셔터질을 해댄다.....같은 장면을 도대체 몇 장이나 담았는지 모르겠다.

 

여기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사진담는 유명 장소이기에  항상 붐비는 곳인데

오늘은 어떤 일인지 사람이 없어서 여유롭게 고사목을 담을 수 있었다.

오늘 주인공인 고사목이 아니라 상고대인 탓인가 보다.

 

주목군락지도 지나며 몇 장 담아본다.

 

 

상고대는 점점 형태가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슴의 뿔이 연상되기도 하고, 맑은 물속의 산호초가 연상되기도 한다.

 

비로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곳까지는 소백산의 칼바람을 맛볼 수 없었기에 바람이 세게 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맑은 날씨로 천문대가 바로 눈 앞에 있는 듯 보인다.

 

비로봉을 오르는 산객들이 멀리보이고..

 

아름다운 소백산 능선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런 풍경을 보기 위해 소백산을 찾는데

이틀전에 오신 눈썹님은 흐린날씨로 인해 아무 것도 보지 못하셨다.

 

 

 

딱딱하게 언 눈들이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바람이 불때마다 작은 알갱이로 부서지며 하얗게 휘날린다.

 

천문대를 다시 한번 땡겨본다.

 

맑은 날씨에 넓게 펼쳐진 소백산 정상의 능선을 걷는 산객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눈 속에 파묻힌 작은 관목들이 그림이 되어준다.

 

몸을 휘청거리게 만드는 칼바람을 헤치며 정상에 도착했다.

종아리는 스패츠를 차서 괜찮은데 바지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아서 엉덩이와 허벅지는 무진장 춥다.

 

장갑을 낀 손도 곱아서 셔터를 제대로 누르기도 곤란하다.

셀카를 찍으려고 했더니 옆에 분이 안스러웠는지 대신 눌러주셨다.

 

정상에서 거센 바람에 산객들이 휘청거리는 풍경이 자주 연출되었다.

 

끊임없이 불어대는 소백산 칼바람에 더 이상 서 있기도 어렵고 추워서 인증사진 담은 후 바로 철수한다.

 

 

대피소로 가는 능선이 예쁘고, 그 선을 잇는 사람들이 설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놓는다.

 

 

정면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조금이라도 덜 맞기 위해 잔뜩 움츠린 모습으로 하산하는 분들의 뒷모습을 담아본다.

 

 

다시 비로봉과 천동리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이 곳은 바람이 불지 않아서 천국 같았다.

 

비로봉 삼거리에서 바로 천동리로 하산하면서 다시 상고대를 담아봤다.

 

 

 

 

 

천동쉼터에 와서 늦은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할지 아니면 하산해서 음식점에서 매식을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햇살 잘 드는 나무 밑에서 컵라면 하나를 비우고 간다.

 

충분히 아름다운 설경을 보았기에 아무런 미련없이 서둘러 하산을 하는데

오늘따라 하늘이 왜 이리 좋은지 자꾸 발길을 잡는다.

 

비로봉 갈림길에서 여기까지 1시간 30여분이 소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