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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산행기

안개에 희롱당한 한라산(2012.01.17) 산행

 

 

안개속에 묻힌 한라산 산행

1. 산행일시 : 2012. 1. 17(화),  날씨 : 흐림

2. 산행코스 : 성판악 - 진달래대피소 - 동능 정상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

3. 산행거리 : 18.3km

4. 머문시간 : 7시간 10분

5. 산행동행 : 레테님, 산여인님

6. 산행후기 : 제주의 풍경이 멀리 비취기 시작하고 착륙을 준비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와서 비행기 창밖을 내다 보니 파란하늘과 띠를 이루어 멋진 형태를 보여

                    주는 구름이 환상적인 날씨다. 그래!! 내가 제주에 오면 다 날씨가 좋았지....ㅎㅎ

                    오만에 가득찬 마음에 공항에 내렸느데 어째 하늘이 점점 않좋아 지는 것 같다. 그래도 파란하늘이 부분부분 있어서 어서 빨리 한라산에

                    올라가서 파란하늘과 두둥실 흰 구름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만 급해진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성판악으로 가는데 갑자기 두 여인네가 하루 더 묵고 가자고 의기투합이 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심히 불안해진다.

                    두 분이 1박을 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분위기로 흘러서 "혼자 올라가야겠구나" 하고 체념상태에 이르러서 그렇게 하시라고 오히려 거들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할 수 없이 "산행에만 열심히 집중하자"라고 마음먹는다.

 

                    성판악에 도착해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을 펴서 정각 9시 30분에 부리나케 출발하고 고속도로와 같은 탄탄대로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간다.

                    약 1시간쯤 걸었을까?  갑자기 안개가 몰아쳐 오는데 한라산 정상에서 안개에 갇힐 것 같은데 입밖으로는 내색을 못하고, 불안한 마음만 커진다.

                    레테님의 열정적인 투혼으로 정확히 2시간만인 11시 30분에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해서 2시간만에 도착이 어려울거라고 조언한 분들을 비웃으며,

                    컵라면을 먹는데 일순간 해가 나면서 파란하늘이 아주 잠시 보여 그림같은 파란하늘과 흰 구름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솟아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힘차게 정상으로 향한다.  그러나 정상에 도착하니 더욱 안개는 많아지고......

 

                    결국 한라산 정상에서 안개에 갇혀서 백록담도 볼 수없었고 파란하늘도, 흰 뭉게구름도 다 사라지고 말았다. 어이상실한 두분의 이야기가 본격적

                    으로 펼쳐지는데 처음에는 그래도 재담이었는데 하산할수록 만담에 가까워진다. 두 분의 이야기에 하도 웃어서 나중에는 뒷골이 다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웃지않으려 꾹 참아도 실실 새어나오는 웃음에 두 손을 들고 함께 동참하여 기꺼이 웃는데 김포공항에 내려설 때까지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이 알게된게 두 여인네의 조합이 가장 환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산하면서 나누시는 이야기에 다른 산악회에 미운 산행대장이 있으면 날씨가 나쁜 것도 그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갑자기

                    내가 오늘 한라산의 산행대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래서 이번 망친 산행의 책임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되었다. 나는 이번 한라산 산행 컨셉은 

                    맛집 탐험이라고 강변했는데(예전에 한라산 와서 정말 환상적인 날씨를 보았기에 나는 사실 기대감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이게 사실임에도

                    두 분이 믿지 않은 분위기라서 할 수 없었다.

                    

                    관음사에서 택시를 타고 익혀둔 노형동 맛집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거의 코스요리 수준이라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용두암과 용연의

                    야경은 포기하고 오늘 산행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유롭게 음식맛을 즐기며 즐거운 수다를 떨다가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이동하여 한라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한라산 걸은 흔적

 

공항에서 짐을 찾아서 택시를 타고 9시 23분에 성판악에 도착하여 아이젠을 착용차고 9시 30분에 출발...고고씽...

진달래 대피소에 12시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도착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 시작하는 길은 걷기 좋은 고속도로다. 게다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걸리적 거리지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둥실거렸는데...ㅠㅠ

 

낙엽송들이 열병식을 이루는 멋진 곳을 통과하는데 날씨의 변화가 심상치않다.

 

오늘은 시간 관계상 사라오름을 패스하는데 다음에는 꼭 들르리라 마음먹는다.

 

진달래 대피소에 정확히 2시간만인 11시 30분에 도착하고,

미리 도착하신 산여인님이 준비해놓은 컵라면과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한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각에 진달래 대피소를 메우고 있었다.

점심식사하는 동안에 언뜻 언뜻 보이는 파란하늘이 있어서

정상에 도착하면 날씨가 개일거라는 뜬금없는 기대를 하고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정상으로 출발한다.

 

고산의 특징인 멋진 고사목도 담아본다.

 

정상으로 오를수록 날씨가 나빠지는데 속에서는 열불이 나고

결국 한라산에 다시는 오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요 장면은 히말라야 어디쯤에 온 듯한 분위기라서 좋다....ㅋㅋ

 

 

진달래 대피소에서 동능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정확히 1시간만에 도착해서

하산시간인 1시 30분까지 날씨가 개이기를 기다린다.

 

한라산 동능 정상 인증사진(산여인님)

 

약 2-3초 동안 파란하늘을 잠시 구경하고 날씨가 개이기를 이제는 포기한체 하산준비를 슬슬 시작한다.

저 철책 너머 어딘가에 백록담은 존재할 것이다.....아마 마음이 착한 사람들한테만 보일지도 모른다.

 

정상에서 인증사진(레테님) 

 

한라산은 하산하는 코스가 더 예쁘고 사진을 담을 거리도 더 많으데 앞이 보이지를 않으니 어찌할 수가 없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나무들만이라도 담아본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풍경이다.

첫번째 타이틀 사진으로 올렸다가 다시 내리기도 한 사진이다.

 

세 명밖에 안되지만 단체사진을 남긴다(레테님)

 

아주 잠시 날이 개였다가 다시 안개에 휩싸이고 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참으로 스펙타클한 날씨이다.

 

 

저 멀리 바위 밑에 한무리의 사람들이 있는데 히말라야를 가기위해 전지훈련을 하는 팀이라고 한다.

예전에 책에서 한라산에서 히말라야 적응훈련을 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번에 직접 확인할 수가 있었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삼각봉도 담아본다.

 

언뜻 언뜻 나타나는 해를 담기위해 애써본다.(산여인님)

 

최대한 땡겨보는 16mm밖에 되지 않아서 동계훈련을 하는 사람들을 담을 수 없었다.

망원렌즈를 가져왔다면 확~~땡겨서 담을텐데....아쉬웠다.

 

 

 

하산..하산..이런 모습을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나온것은 아닌데.....ㅠㅠ

정말 어이없어서 실없는 웃음이 계속 나오는데 레테님 曰 이번 산행은 "어이상실"이라고 정의하신다.....너무나 정확히 들어맞는 말이니 토를 달 수가 없다.

 

 

 

왕관바위 밑에쯤 오니 날이 많이 개여서 혹여 정상도 개였을까? 하고 뒤돌아보니 정상은 아직도 안개에 묻혀 있었다.

속으로 "참 다행이다"를 외쳐보지만 날이 개였었더라도 지금 이시간에는 어느 누구도 정상에 있을 수 없으니

오늘의 한라산의 그림같은 맑은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삼각봉 대피소에 도착하니 하산까지는 3시간이 걸리니 빨리 서두르라는 고함밖에 들리지 않는다.

어이없이 내려온 사람에게 이젠 고함까지 치니 참 뭐라고 대꾸할 기력도 나지 않는다.

빨리 하산하라고 외치는 국공파 아저씨의 외침을 가볍게 묵살하고 사진 담을거 다 담고,

산여인님이 가져오신 감을 간식으로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빨리 하산하라는 외침이 나중에는 하도 시끄러워서 자리를 슬쩍 피한다.

 

중간쯤 왔을까 잠시 쉬어가는데 갑자기 산여인님이 우와~~하는 비명(?)을 질러 뒤돌아 보니 멋진 발명품(?)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운치있는 풍경이라고 위안하면서 담아본다.

 

 

예전에 왔을 때도 이런 다리가 있었는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구린굴

 

도착에서 진달래대피소, 정상까지, 또 정상에서 관음사까지 한치의 시간도 틀리지 않게 착착 맞춰서 시간적으로는 완벽하게 진행된 산행이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완전히 퍼텍트했을텐데......ㅎㅎ

어이없어하며 다시는 한라산에 오지 말어야지 하는 마음이 하산시에는 좋은 날에 다시 복수하러 와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ㅋㅋ

 

도새기 샤브마을에서 맛난 저녁식사로 산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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